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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있는 이야기

대구 대명동 로스터리 샵 에스메랄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로스터리샵 에스메랄다입니다.

대구 봉덕동에 위치했던 에스메랄다가 대명동으로 이전하면서 로스터리 카페가 되었습니다. 


 흔하게 볼수 없는 머신인 페마 e-61 쥬빌레의 멋진 등판과 디팅그라인더가 바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 멀리 로스팅룸에는 하스가란티 로스터와 태환 샘플 로스터까지 얼핏 보이는군요. 로스팅 룸과 카페룸 모두 크게 두개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커피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시고 원두 판매 사이트도 직접 운영하고 계신다지요. 지금 웹페이지는 리뉴얼중이시라고 하시네요. 주로 단종 커피위주의 원두를 판매하시고 계십니다.

 총각 둘이서 찾아간 에스메랄다에서 모두 몇잔을 마셨는지 기억도 안나네요.커피를 통해 만난 조만간 카페 사장이 될 대현씨와 함께 카페 디깅에 재미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서비스로 주신 드립커피 한잔! 커피 나무 두 그루가 예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 3 생정도 되는 듯.

에스프레소만 맛볼수 없어 서비스로 내주신 드립 외에 지금 모델과 형태가 다른 지금은 단종된 칼리타 드리퍼로 내린 과테말라 안티구아도 한잔 맛보았습니다. 명색이 로스터리샵이고, 로스팅에 굉장히 꼼꼼하셔서 같은 품종이라도 생산지까지 따져서 취급하시는 세심함도 엿볼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로 달콤 쌉쌀한 사케라도 한잔씩 주시더군요. 뒷맛이 참 은은하고 깊은 향과 맛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참 좋더군요. 아이스 사케라또 스타일로 레몬이나 라임으로 마무리 하면 여성분들이 참 좋아하실 것 같은 생각도 들더군요.  

 심플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가게 곳곳에 적절히 배치된 스피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화기 아래에 야마하의 우퍼가 있더라구요. 옆에 놓인 리시버와 저기 위에 자리잡은 일렉기타로 대충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시겠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으신 기타리스트셨습니다. 펜더, ESP 가 걸려있는 로스터리 샵이라 감이 안오시겠지만, 음악이야기를 나누면서 드림 씨어터와 익스트림, 존페트루치와 누노 베텐커트 이야기 까지 나누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 가게에 혼자 계실 땐 풀 볼륨으로 음악을 즐기시기도 하신다는.. 명색이 카페인지라, 절충안으로 튼다는 밴드가 Maroon5 여서 한참 웃었습니다. 록음악이 가득한 로스터리 샵이라 굉장히 개성있지 않습니까? 사장님, 그냥 밀어붙이세요~ ^^ 이런게 락카페 아니겠습니까.   


  사용하시는 탬퍼들도 보이고... 하나는 플랫, 하나는 커브드 탬퍼입니다. 손맛이 다른 두개의 탬퍼.


무슨 커피일까요? 나름 사연이 깊은 커피랍니다. 카페의 이름에 걸맞게 오리지널 에스메랄다입니다. 품종은 파나마 부케였는데, 에스메랄다 본사로 부터 직접 공수받으신 샘플 원두였죠. 비하인드 스토리는 직접 들어보시는 것이 더 재미있으실 겁니다. 대현씨와 역식 카페 작명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나름의 포스를 풍기는 e-61 쥬빌레. 원래는 빅토리아 아두이누를 고민하시다, 베제라의 갈라테아, e-61 레전드 등도 생각해보셨지만 결국은 e-61 쥬빌레로 구하게 되셨다죠. 빈티지하면서도 고풍스런 자태가 멋져보였습니다.  


밖에서 보면 좌측이 로스팅 룸이고 우측이 카페입니다. 커피 스터디와 함께 커피 문화 활성화를 위해 셀프 로스팅 룸도 운영해보시고자 계획도 세워두고 계신 참 멋진 마인드의 사장님이셨습니다. 셀프로스팅샵은 시간단위로 하스가란티는 15,000 태환 샘플로스터는 만원정도의 이용료만 받으시고 마음껏 로스팅을 공부할 수 있도록 고려중이시라고... 아무튼 무턱대고 찾아간 커피샵에서 커피를 매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런저런 관심사를 나누며 맛있는 커피를 즐길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평가하기 보다는 즐기는 마인드로 손님들이 커피를 즐기러 와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다음번엔 스페셜티를 준비해서 한번 같이 마셔보자시는 사장님의 기분좋은 제안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좋은 커피는 역시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실때 더 향기롭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네요.